며칠 동안 남루한 옷을 입고 거리에 앉아 가장 값싼 음식을 먹어보라.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회사를 세우고 매일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16시간을 꼬박 일에 매달렸습니다. 다행히 실적은 좋았지만, 그는 단 한순간도 편히 쉬지 못했습니다. ‘지금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망하지 않을까’, ‘우리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게 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늘 그의 목을 조여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시선이 한 구절의 글에 머물렀습니다.
“며칠 동안 남루한 옷을 입고 거리에 앉아 가장 값싼 음식을 먹어보라.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이것이 정녕 당신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최악의 상황인가?”
그 순간 남자는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실패한 인생’의 모습이 생각보다 견디지 못할 만큼 대단한 괴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억눌렸던 마음의 빗장이 풀리며, 어디선가 낯선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그때 그의 마음속을 스치고 지나간 고백이 있었습니다. 차디찬 감옥 안에서도 하늘의 평안을 누렸던 사도 바울의 선포였습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말씀드리십시오... 나는 가난하게 사는 법도 알고 부유하게 사는 법도 압니다. 나에게 능력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빌립보서 4:6-13)
가난해도, 부유해도, 배가 고파도, 배가 불러도 상관없는 상태. 오직 내게 능력 주시는 분 안에서 누리는 완전한 자유를 여러분도 누리고 계십니까?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왜 그토록 두려워하며 살까요? 상처받을까 봐 마음을 닫고, 손해 볼까 봐 양보하지 못하며, 거절당할까 봐 사랑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그 '최악의 상황'은 결국 나의 자존심이 깎이고, 내 소유가 사라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은 고난주간의 목요일,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향해 마지막 걸음을 떼시던 날입니다.
십자가는 세상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처절한 최악의 실패'가 일어나는 장소입니다. 벌거벗겨지고, 모든 소유를 빼앗기며, 목숨까지 잃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피하고 싶어 하는 모든 리스크가 집약된 곳이죠.
하지만 예수님은 그 두려움의 골짜기로 기꺼이 걸어 들어가셨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를 구원하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완성하기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거는 용기를 내신 것입니다. 주님은 십자가 위에서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최악의 상황, 즉 죽음조차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 십자가의 사랑이 우리 안에 들어올 때, 비로소 우리는 나를 옥죄던 두려움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습니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요한일서 4:18)
